안전과 주거환경에 대한 관련 법령이 무색하게 열악한 공간에서 겨울을 난 판자촌 주민들을 이원희 기자가 만나고 왔습니다. [리포트] 시멘트 바닥에 천막과 비닐을 덧대 마련한 공간, 안병식 씨는 이곳에 마을 주민 두 명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. [안병식/구룡마을 이재민 : "밤 한 12시쯤 되면 추워가지고 잠들 다 깨요. 찬 바람이 막 밀고 들어오니까."] 사실상 천막과 비닐만이 추위를 막아주고 있는 상황. 지난해 이곳에서 큰 불까지 나자 주민들의 불안감은 커졌습니다. [안병식/구룡마을 이재민 : "좀 손 보고 해야 된다하니까, (구청 등에서) 일단 위험하니까 그냥 나가세요(하더라고요)."] 당시 화재 원인은 전기 문제로 추정됐습니다. 이후엔 달라졌을까, 전문가와 함께 둘러봤습니다. 전선은 피복이 벗겨지거나 마구 뒤엉킨 채 지붕 위에 올려졌고 부직포를 덧댄 '떡솜' 등 불에 번지기 쉬운 소재들도 그대롭니다. 역시 지난해 화재로 주민 1명이 숨진 또 다른 판자촌, 이곳도 상황은 마찬가집니다. 화재 이후 집을 다시 지었지만, 불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. 또 인근에서 불을 끌 수 있는 설비도 이 먼지 쌓인 소화기 한 개가 전부입니다. [김○○/전원마을 주민/음성변조 : "(기관들에) 나무 하나 잘라주세요. 거기 걸쳐있으면 불나니까(라고 물어봤는데) 다 미루는거에요. 그래놓고는 안 해줘요."] 사실상 안전 사각지대에 방치된 셈입니다. [김○○/전원마을 주민/음성변조 : "여기 사는 사람들은 사람 아니에요. 이렇게 살라고 해서 사는 건 아니잖아요."] 전문가들은 재난 안전 교육이나 훈련과 같은 최소한의 조치가 시급하다고 말합니다. [경광숙/KBS 재난방송 전문위원 : "이 상태로 계속 방치한다는 거는 안전을 거의 포기한 상태나 다름없다고 봐야 될 것 같아요. 여기 주민들 안전을 위해서라도..."] 서울에 남아있는 판자촌은 약 1,500가구, 주민들은 올 겨울에도 추위와 화재위험 속에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. KBS 뉴스 이원희입니다. 촬영기자:김경민/영상편집:이소현/그래픽:이근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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